




며칠 전, 뉴스에서 주호민 씨의 아들 사건에 대한 항소심 무죄 판결을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오래도록 무거웠습니다.
왜일까요?
아마도, 나 역시 자폐를 가진 아이의 부모이기 때문일 거예요.
그날의 교실에서, 내 아이였다면
2022년, 주호민 씨의 아들은 학교 수업 중
“진짜 밉상이네”, “너 싫어, 정말 싫어”
라는 말을 선생님에게 들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우리는 그걸 잘 압니다.
우리 아이는 상처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주 씨는 옷 속에 몰래 녹음기를 넣었습니다.
법은 말합니다. “녹음은 불법입니다.”
1심에서는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 원 선고 유예.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몰래 녹음된 대화는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건 법적인 판단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 겁니다.”
저는 이 사건을 보며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를 대신해서,
엄마와 아빠는 어떤 방법이든 쓸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아이의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장애 아동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법적으로 입증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
지금의 법은, 지금의 제도는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명확해졌습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 부모가, 피해 아동이 더 이상 혼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래서 글을 씁니다
저는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마음을 가진 부모로서,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뀔 테니까요.